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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동정] TAP컨퍼런스 ART DIFFUSION 개회식 - 권영걸 회장 축사


2024년 10월 29일부터 30일까지 TAP에서 진행하는 컨퍼런스 'ART DFFUSION'이 개최되었다. 컨퍼런스 개최지인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진행된 개회식에서 권영걸 회장이 개회사를 진행하였다. 해당 컨퍼런스는 뉴미디어아트연구회(NMARA)의 김경미 대표(석93서양)가 감독하였으며, 이날 개회식에서는 감독의 개회사를 비롯, 노소영 관장의 축하인터뷰 또한 진행되었다.


▼ 이하 권영걸 회장 개회 축사 영상 및 전문



반갑습니다. 조직위원장 권영걸입니다.


(개회 축사 전 간단한 도입 인사 후)

오늘날 예술과 과학기술 그리고 인문학과 산업의 통합으로 새로운 문명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인류사회에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할 글로벌 네트워크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저희들이 ‘TAP’이라는 조직을 구성하게 되었고 오늘 <ART DIFFUSION>이라는 이름 아래 국제 컨퍼런스를 열게 되었습니다. TAP(Tech to Art Platform)은 아트, 테크놀로지, 인더스트리(art, technology, industry)의 연구와 실험을 통해서 혁신적인 결합을 이룰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기능하고자 조직되었습니다. 

TAP은 사실 쌍방향적인 플랫폼입니다. TAP은 기술이 예술로 전이되고, 그리고 그 역방향으로 예술을 통해서 과학기술과 산업에 새로운 부흥이 이루어지는 상호적인 플랫폼입니다. 저희가 기술혁명의 용광로와 같은 4차산업혁명시대에 그 기술적 진보를 적극 활용해서 시대를 선도하고 인간사회와 개인적 삶을 이롭게 하는 예술 컨텐츠의 새로운 모델을 찾고자 합니다.

현대문명은 디지털 혁명 이후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소셜 네트워킹이 일반화되었고 모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생산할 수 있게 변화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진화해서 현재 생성형 AI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범용AI 시대도 멀지 않았다더군요. 슈퍼컴퓨터의 개발에 이어서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연산능력을 가진 양자컴퓨터도 연구중에 있습니다. 산업용 로봇과 지능형 로봇이 결합되어서 인간의 형태로 기능하는 AI 휴머노이드 로봇이 경제산업문화예술 등 여러 부문 및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20세기 초에 이미 인간과 기술의 관계, 기술과 예술의 관계를 조형예술관점에서 연구해서 새로운 차원의 혁신을 제안하고 실천한 역사적 사례가 있었습니다. 3차산업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인 1919년 바이마르에서 기술자와 예술자 간의 장벽을 허물고 예술적 창작과 공학적 기술을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혁신적인 선언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바우하우스’(Bauhaus)입니다. 이런 창의와 통합에 바우하우스라는, 오늘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바우하우스로 이어가기 위해서 TAP은 출범했습니다. 

사실 디지털 바우하우스라는 명칭은 1998년에 이미 펠레 엔(Pelle Ehn)의 매니페스토에서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그 선언문에서 그는 소외된 말모 대학(Malmo University)의 ‘School of Art and Communication’, 이 학부가 디지털 바우하우스의 비전을 어떻게 실제로 구현하는지 그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 가까운 일본에서는 전자정보시대의 전망이 구체화되던 80년대 후반에 정보화시대의 한 구조를 담당하고 있던 NPT가 상부구조로서의 디지털문화를 선도할 아트센터를 구상했던 ICC에서 1999년에 전시회를 개최했는데 그 전시회의 타이틀이 디지털 바우하우스였습니다. 또 카를스루에(Karlsruhe)의 복합예술문화센터인 ZKM의 설립자 하인리히 클로츠(Heinrich Klotz)는 100여년전 기계와 자동화 시대에 걸맞게 새로운 기계적 조형언어와 새로운 인간환경의 창조를 주창했던 바우하우스를 새로운 미술관의 전형으로 보았습니다. 그는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과 사회구조의 변화에 대해서 정보사회의 구조를 분석·진단하고 그에 맞는 예술적 실천을 모색한다는 측면에서 1997년에 설립된 ZKM을 바우하우스의 뒤를 잇는 공간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러면서 ZKM이 미래에 도래할 새로운 과학기술을 훈련할 수 있는 동시대의 바우하우스로서의 기능을 하는 곳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렇게 디지털 바우하우스라는 개념은 1990년대 말에 쓰이기 시작했으니, 이 용어는 사용된 지 이미 20년이 넘은 용어입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서 우리는 좀 늦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디지털 바우하우스를 무브먼트(movement)로 시작하지는 못했지만, 우리에게도 오고있는 시대의 예술과 기술의 진영에 대한 인식은 일찍이 있었습니다. 오늘 이 컨퍼런스를 구상한 김경미 감독은 1998년 자신이 창립한 미디어 아트 랩을 3년동안 운영하다가 2001년, 유학을 가기 위해서 대표이사직을 벗어던지는 자리에서 디지털 바우하우스의 구현을 선언했습니다. 23년전의 일이니까 참으로 김경미 감독의 앞서간 의식, 과감한 행동이 놀랍기도 합니다. 그 이후에 20년이 흘렀습니다. 우리는 지금 목전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술적 격변을 바라보면서 오늘의 예술의 상황과 기술의 환경 앞에서, 바우하우스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우선은 한국의 마당에서 신세기적 뉴 바우하우스 정신을 가진 예술가·디자이너·미디어아티스트·융합전문가들이 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TAP, Tech to Art Platform은 동시대의 예술과 기술이 서로 손잡고 미술·무용·음악·영상 등 기존의 예술장들을 아우르는 동시에 그 경계를 허물어 공감각적인 에너지를 창출하고, 개방성·포용성·다양성을 본질로 하는 실험적인 글로벌 예술공동체로서 예술·기술 글로벌사업을 새롭게 통합하고자 합니다. 첨단기술 기반으로 전문성과 창의성이 신세기적 글로벌예술 네트웍을 구축하고, 전지구적으로 연구·실험·컨퍼런스·페스티벌 등의 개최를 통해서 예술과 동시대의 산업이 연결되어서 상호협력적인 생산물을 산출해내고, 융복합시대의 진화를 선도할 글로벌 예술네트웍의 구축과 디지털 아트 생태계 조성을 동시에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오늘과 내일 이틀동안 진행되는 TAP 컨퍼런스는 그런 목표를 향한 첫 시도입니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논의에 함께하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 귀한 강의를 해주실 국내외의 발제자들, 그리고 행사의 성공을 위해서 기획 섭외 홍보 등을 애쓰신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디지털 바우하우스에,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과 TAP의 경쾌한 출범을 함께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고 감사드립니다. 이틀간의 여정에서, 오고있는 시대의 예술과 기술에 관한 의미심장한 암시, 암시 뿐만이 아니라 명시들이 두루 나타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및 영상 뉴미디어아트(NMAR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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